한정판 제품을 구하기 위해 나선 소비자들을 위한 마케팅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서 매주 진행되는 래플 이벤트 / 무신사 홈페이지 캡쳐

최근 패션업계에서는 ’래플’이라는 독특한 쇼핑 문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 래플은 본래 추첨식 복권을 뜻하는 말로, 한정적인 제품을 다수의 소비자가 구매하고 싶어 할 때 응모를 받아 무작위 추첨을 통해 당첨자에게만 판매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이는 한정판 제품을 선착순으로 판매하는 것이 공평하지 않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보완하기 위해 생겨났다. 이에 따라 패션 기업들은 한정판 제품을 래플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판매하여 공정성을 보장하고자 하는 추세이다. 국내에서는 아디다스, 나이키 등의 스포츠 브랜드를 비롯하여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MUSINSA)’가 래플을 도입하며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래플은 브랜드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된다. 무신사의 경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회원 아이디 1개당 1회씩 참여 기회를 준다. 당첨 여부는 카카오톡으로 통보한다. 인기 제품은 회당 약 10만 명이 넘는 회원이 참여할 정도로 지속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무신사가 래플을 통해 판매하는 제품의 종류는 다양하다. 출시 가격의 10배가 넘는 가격에 재판매되는 ‘컨버스 X 오프화이트 척테일러 V2 올스타 70S 하이’와 같은 브랜드 간 인기 협업 제품을 판매하기도 하고, ‘럭키 프라이데이’라는 이름 아래 매주 금요일마다 명품 제품을 9만원 대에 판매하기도 한다. 최근 구하기 힘들어진 마스크 같은 저가의 제품도 래플을 통해 판매한다.

이처럼 간단한 클릭 한 번으로 참여할 수 있는 래플이 있는 반면, 나이키 코리아는 래플 참여 조건을 세부적으로 제한한다. 한 예로, 인스타그램에 드레스코드를 준수하여 포스팅한 소비자들만 래플에 참여할 자격을 지니는 것을 들 수 있다. 지난 6월 22일, ‘나이키 스니커즈 홍대’의 공식 인스타그램에 ‘나이키 덩크 로우 SP (NIKE DUNK LOW SP)’ 제품의 래플 판매가 공지되었다. 단, 이 래플에 응모하기 위해서는 본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우 후 나이키 상의와 나이키 덩크 운동화를 착용한 사진을 나이키의 로고 이미지와 함께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려야 했다. 이를 통해 ‘나이키의 충성 고객’으로 참여 조건을 한정시키겠다는 기업의 메시지를 엿볼 수 있었다.

래플은 효율적인 마케팅 전략이다. 구매 의향이 있더라도 당첨이 되어야만 구매할 수 있는 희소 제품이라는 점에서 소비자의 기대심리가 크게 작용한다. 이에 따라 소비자 사이에서 래플은 쉽게 화제가 된다. 나이키와 같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응모 과정에서 활용하게 될 경우, 화제성은 배가 되어 더욱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 래플은 짧은 시간 내에 모든 수량을 완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구전 효과를 통해 브랜드의 가치 상승효과까지 누릴 수 있는 일거양득의 판매 방식이다. 소비자 역시 재미있는 소비 경험을 통해 어렵게 얻은 제품에 더욱 가치를 부여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에 따라 패션업계에서는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 판매 방식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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