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콘서트만의 장점에 주목하기 시작한 소비자들

‘콘서트는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생생함, 여러 사람이 모여 만들어내는 뜨거운 열기로 비로소 완성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을 것이다. 바로 비대면 콘서트의 시대가 열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쉽게 사그라지지 않자 국내외 가요계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그리고 이러한 타격은 케이팝 시장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앨범 발매 및 신곡 발표와 함께 각종 오프라인 행사 등을 통해 그룹과 팬덤이 소통하는 당연시 되었던 기존 문화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이에 SM엔터테인먼트는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 네이버와 손잡고 세계 최초 온라인 전용 콘서트 ‘비욘드 라이브(Beyond LIVE)’를 선보였다. 첫 비욘드 라이브의 주인공은 슈퍼엠이었다. 이어 웨이션브이·NCT 드림·NCT 127·동방신기·슈퍼주니어가 비욘드 라이브의 다음 타자를 이어갔다.

슈퍼엠이 선보인 비욘드 라이브에서 활용된 AR 일부 / 유튜브 채널 '드림메이커DREAM MAKER ENTERTAINMENT' - 비욘드 라이브 SuperM 브이로그 캡처

비욘드 라이브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최첨단 기술의 도입이었다. 무대가 이루어지는 동시에 실시간으로 AR 기술을 입혀 곡에 따라 어울리는 효과를 연출한 것은 물론, ‘응원봉 싱크플레이 서비스’를 통해 관객이 보고 있는 무대와 응원봉을 연동하여 몰입도를 높였다. 공연 중간에 진행됐던 ‘인터랙티브 커뮤니케이션’은 세계 각국의 팬들과 아티스트가 직접 소통하는 시간으로 공연의 생생함을 배가시켰다.

아티스트와 세계 각국의 팬들이 소통하는 '인터랙티브 커뮤니케이션' / SMTOWN

NCT 127 공연부터는 ‘멀티 캠’을 도입하여 관객이 원하는 멤버를 선택하여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 멀티캠 기능을 적용하는 일부 무대에서는 무대 전체를 잡은 풀샷과 멤버별 앵글을 포함하여 총 10개의 화면이 제공됐다.

방방콘 더 라이브 포스터 / 방탄소년단 공식 SNS

한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방탄소년단은 '방방콘 더 라이브'를 진행했다. 이들은 방방콘 더 라이브를 통해 75만 6600여 명의 팬들을 만났다. 이는 약 5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스타디움 공연 15회를 한 것에 버금가는 수로 어마어마한 기록이다.

방탄소년단은 관객들을 방으로 초대하는 콘셉트로 공연을 구성했다. 멤버들은 방을 옮겨 다니며 총 12곡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특히 6개 화면을 동시에 볼 수 있도록 하여 골라보는 재미까지 더했다. 무대와 무대 사이의 인터미션 시간에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ASMR 콘텐츠, 이들이 출연하는 여러 광고를 송출하여 또 다른 재미난 볼거리를 제공했다.

콘서트라면 모름지기 현장감이 중요하다는 게 공공연한 사실이었기에 ‘비대면 콘서트’라는 새로운 분야의 등장에 여러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완벽히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 만큼 케이팝 콘서트 문화도, 소비자들도 이에 적응하는 방식으로 변화 할 수밖에 없었다.

비대면 콘서트를 즐겼던 경험이 있는 대학생 B씨는 “집에서 편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편했다”며 비대면 콘서트만의 장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다른 비대면 콘서트 경험자 C씨는 “대면 콘서트는 티켓팅이 치열하고, 성공하더라도 무대가 멀어 아티스트를 보기 힘든데 비대면 콘서트는 이런 어려움이 없어 생각보다 만족스러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렇듯 집에서도 즐길 수 있는, 치열한 예매 없이도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색다른 콘서트의 매력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매료된 듯하다. 비대면 콘서트의 시대가 도래하리라 상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팬들과의 소통이 중요시되는 케이팝 시장에 또 어떤 파격적인 변화가 찾아올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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