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샴푸 광고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독특한 키워드와 컨셉으로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한 프레시팝

지난 2016년, K-뷰티의 인기에 힘입어 승승장구하던 아모레퍼시픽이 새로운 샴푸 브랜드인 프레시팝을 런칭하였다. 프레시팝은 단순 저자극 기능의 헤어 케어 제품을 넘어 민감성 두피의 다양한 고민을 해결하고, 모발을 부드럽고 촉촉하게 유지하며, 시원하고 상쾌하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어필하였다. 그리고 첫 광고 모델로 배우 이성경을 발탁했다. 프레시팝 브랜드가 지닌 밝고 경쾌한 느낌과 이성경의 이미지가 잘 부합해 모델로 기용한 것이다.

프레시팝 모델로 선정된 배우 이성경 / 아모레퍼시픽 공식 CF

하지만 야심차게 시작한 이 광고는 예상치 못한 부진에 직면하게 된다. 2년 동안 이성경을 내세운 광고를 진행했지만 경쟁사에 못 미치는 매출과 낮은 인지도로 인해 브랜드의 성장에 큰 제동이 걸렸다.

위기에 직면한 프레시팝은 데이터에 주목한다. 당시 프레시팝의 연관 검색어는 두피, 지성, 딥클렌징 등이었다. 그리고 봄철이 다가오자 많은 소비자들이 미세먼지와 황사를 걱정하고 두피 관리에 대한 관심을 보인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 데이터들로부터 프레시팝은 “밤감샴(밤에 감아도 좋은 샴푸)”이라는 기막힌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하루 종일 미세먼지가 가득한 외부에서 활동을 했다면, 밤에 샴푸를 하여 두피에 쌓인 미세먼지, 노폐물, 피지 등을 제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함이었다. 즉 “밤감샴”은 타겟 소비층들의 액션을 유발하기에 적절하면서도 귀에 쏙쏙 박히는 키 메시지였던 것이다.

프레시팝의 "밤감샴" 캠페인 / 아모레몰 프레시팝 상세페이지

무엇보다 밤에 감아도 좋다는 것을 어필한 샴푸 브랜드는 여태껏 단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 캠페인 진행의 큰 원동력이 되었다. 그야말로 경쟁이 그 어느 제품보다 치열한 샴푸 시장에서 틈새의 틈새를 제대로 노린 프레시팝의 기막힌 “묘수”였던 것이다.

“밤감샴”이라는 날개가 달리자, 프레시팝은 훨훨 날기 시작했다. 모델파워인덱스 자료에 기반해 당시 버즈량이 폭발적이었던 “셀럽파이브”를 광고 모델로 발탁하여 중독성 있는 노래와 특이한 컨셉으로 소비자의 이목을 제대로 끌었다.

셀럽파이브의 프레시팝 광고 / 제일기획 공식 블로그

소비자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셀럽파이브의 광고는 단시간에 유튜브 조회수 260만 회를 기록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아무도 언급하지 않았는데 자발적 버즈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는 매출로도 이어졌다. 캠페인 기획 후, 연계 기획전 1주일 만에 전월 대비 14배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기록하였다.

첫 번째 캠페인의 성공을 바탕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프레시팝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모델 문가비, 모델 이소라를 광고에 잇달아 출연시켜 “두피 당당”과 “미세먼지 다이어트”라는 새로운 키워드를 통해 성공가도를 이어갔다.

특히 기존 샴푸 광고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독특한 컨셉은 재미와 개성을 중시하며 소비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Z세대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디지털 기기에 누구보다 익숙한 이들은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해당 광고를 자발적으로 공유하며 지속적으로 이슈를 만들어 냈다.

이렇듯 프레시팝은 틈새시장을 노린 “니치 마케팅” 전략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니치(niche)”란 원래 “남이 모르는 좋은 낚시터”를 은유적으로 이르는 단어였다. 따라서 니치 마케팅이란 시장의 빈틈을 공략하는 새롭고 신선한 마케팅 전략을 뜻한다.

프레시팝은 먼저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였고,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밤감샴”과 “독특한 광고컨셉”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등에 업은 프레시팝은 본인들이 발견한 틈새를 잘 파고 들어갔다.

물론 니치 마케팅에도 두 가지의 전제조건이 있다. 하나는 고객이 현재 느끼고 있는 문제가 상품이 제공하는 효용과 직결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그 고객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구매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프레시팝은 “밤감샴”을 통해 미세먼지와 두피 관리를 연계함으로써 전자를, 개성 넘치는 광고로 소비의 중심축인 밀레니얼 Z세대의 소비심리를 자극함으로써 후자를 충족했다.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접어든 지금, 소비자의 욕구는 그 어느때보다 다양하다.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고 싶다면, 자사의 제품이 어떤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지 발견하고 파악해야 한다. 물론 리스크가 없는 마케팅 전략은 없다. 하지만 프레시팝과 같이 번뜩이는 전략을 통해 틈새시장을 파고든다면, 리스크의 몇 배에 해당하는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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