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확실한 고객을 노리는 카페들의 ‘니치 마케팅’ 전략

'카페 원픽' 입구에 걸린 임영웅 사진/임영웅 팬카페

올해 4월, 논현동에 위치한 ‘카페 원픽’은 아이돌에 버금가는 인기몰이 중인 미스터트롯 우승자 임영웅을 컨셉으로 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카페 입구부터 임영웅의 입간판을 세워두었고, 음료를 담는 컵과 캔에는 임영웅의 사진이 붙어있었다. 카페 내부 역시 그의 음악을 틀어놓고, 벽면에는 사진을 걸어두어 포토존을 마련하는 등, 그야말로 ‘임영웅 팬’들만을 위한 카페였다.

최근 이렇게 특정 연예인을 컨셉으로 한 ‘팬 이벤트 카페’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팬 이벤트 카페는 주로 개인 카페가 연예인 팬클럽에게 일정 기간 동안 카페를 대여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면 팬클럽에서 직접 해당 연예인의 사진으로 벽을 꾸미고, 노래를 틀며 이벤트를 준비한다. 팬들은 이 카페를 찾아와 포스트잇에 연예인을 향한 메시지를 남기고, 연예인의 사진이 붙은 컵홀더를 받아간다.

'카페 원픽' 벽면에 장식된 포토존/임영웅 팬카페

팬이라면 누구나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잘나온 사진, 컵홀더, 포토카드 같은 보관 굿즈에 열광한다. 또한 내 연예인의 사진을 이곳저곳에 걸어 자랑하고, 인증샷을 찍고 싶어한다. 이러한 니즈(needs)에서 출발한 팬 이벤트 카페는 하나의 팬덤 문화로 자리 잡으며, 해외 팬들에게는 관광명소로까지 꼽히고 있다. 합정동에 있는 팬 이벤트 카페로 유명한 ‘cafe 와디즈’ 대표는 “팬 이벤트를 열면 1시간 넘게 줄을 설 만큼 인기가 좋아 카페 홍보와 매출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렇게 특정한 성격을 가진 소규모의 소비자를 판매대상으로 설정하여, 집중 공략하는 마케팅 전략을 ‘니치(Niche) 마케팅’이라고 한다. 여기서 ‘니치’는 ‘틈새’라는 뜻으로, 전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틈새를 파고들어, 특정 소비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맞춤형 시장을 만드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전략으로 탄생한 상품, 서비스는 단기간으로는 고수익을 올리기 어려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의 충성도를 높여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좌)스테이지 246(출처: 공식 인스타그램) / (우) Play ONE PIECE(출처: 공식 인스타그램)

팬 이벤트 카페 외에도 뮤지컬, 애니메이션 등을 테마로 하여, 특정 문화를 즐기는 일부 사람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카페들이 많다. 관련 굿즈를 판매하고, 포토존을 제공하면서 소비자들이 같은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과 공감대까지 형성할 수 있게 하여, 카페 그 이상의 즐거움을 전해준다. 각자의 기호와 개성이 뚜렷해지고 있는 요즘, 불특정 다수가 아닌 확실한 소수를 타겟팅한 카페들이 소비자들의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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