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알콜 맥주’ 특정 소비층 수요가 이제는 트렌드로

겉보기엔 아무리 봐도 맥주처럼 보이는데, 마셔도 절대 취하지 않는 맥주가 있다. 바로 ‘무알콜 맥주’이다. 맥주 판매 성수기인 여름이 성큼 다가온 가운데, 이 무알콜 맥주에 대한 관심도 나날이 뜨거워지고 있다.

국내에서 ‘무알콜 맥주’를 떠올렸을 때 가장 대표적인 제품 중 하나는 하이트진로음료의 ‘하이트제로’다. 이는 국내 첫 무알콜 맥주이기도 하다.

국내 첫 무알콜 맥주, 하이트진로음료의 '하이트제로'/ 하이트진로음료(주)

하이트제로가 출시된 2012년 당시만 해도 국내 무알콜 맥주 시장 규모는 약 13억 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하이트진로음료는 무알콜 맥주 시장이 떠오르기 전, 재빠르게 틈새시장을 공략하여 국내 무알콜 맥주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특정 소비층을 향한 슬로건이 담긴 '하이트제로' 광고 / 2014년 하이트제로 CF 캡처

다음 날 면접을 앞둔 사람, 운전해야 하는 사람 등 주로 술을 마시고 싶지만, 마실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하이트제로의 타겟이었다. 특히 하이트제로는 무알콜 맥주만의 특성을 드러내는 “다 함께 즐기자, 투게더 하이트 제로”라는 슬로건을 통해 술을 마시며 사람들과 즐기고 싶지만, 즐길 수 없던 사람들의 니즈를 정확히 짚어냈다. 기존 맥주 광고는 술을 ‘마시는’ 사람 중심이었기에, 술을 마실 수 없는 사람들을 타겟으로 하는 하이트제로의 메시지는 특정 소비층에게 가히 매력적이었다.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 / 롯데칠성음료

이에 뒤이어 2017년 롯데칠성음료는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를 출시하며 무알콜 맥주 시장에 뛰어들었다.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는 통상적으로 맥주를 마셔선 안 되는 일상을 보여주고, 이러한 상황에서도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는 마셔도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처럼 시장의 빈틈을 공략한 니치마케팅으로 하이트제로는 현재 국내 무알콜 음료 시장 점유율 약 60%를,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는 약 23%를 차지할 수 있었다.

최근 들어서는 전 세계적인 웰빙 문화, 저칼로리를 지향하는 트렌드에 힘입어 무알콜 맥주에 대한 관심도 함께 증대되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기준 국내 무알콜 맥주 시장은 약 153억 원 규모로 성장하였으며, 무알콜 주류를 판매하지 않던 주류사들도 잇따라 저알콜 및 무알콜 맥주를 출시하고 있는 추세다.

성공적인 니치마케팅으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기존 무알콜 맥주들과 트렌드에 발맞춰 떠오르고 있는 신제품들이 맥주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지 기대가 모인다. 또한 무알콜 음료 특성상 온라인 판매가 가능한 점과 코로나바이러스-19 장기화에 따라 외출이 어려운 사회적 상황이 맞물려 각 브랜드의 무알콜 맥주 판매에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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