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 시장 공략해 소비자 눈길 사로잡는 한식뷔페 브랜드의 니치 마케팅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뷔페 레스토랑은 양식부터 일식, 한식, 중식 등까지 포괄적으로 다루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초점은 최대한 다양한 음식을 제공하는 데에 맞춰져 있었다. 시장에서는 VIPS, 아웃백, 애슐리 등이 독보적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곳곳에서 한식에만 포커스를 맞춘 한식뷔페를 만나볼 수 있다. 2013년 CJ푸드빌이 '계절밥상'을 오픈하면서 형성된 틈새시장이다. 바로 이듬해에 이랜드파크, 신세계푸드가 잇따라 각각 '자연별곡'과 '올반'을 런칭하면서 한식뷔페 시장에서 대기업 간의 경쟁이 본격화되었다.

한식뷔페는 기존의 뷔페나 패밀리 레스토랑과 달리 보다 더 세분화된, 즉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시장을 공략한 니치 마케팅(Niche Marketing)의 산물이다. 니치 마케팅이란 매스 마케팅과 대립되는 개념으로,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소수 소비자와의 관계 형성 및 정확한 수요 공략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을 말한다.

한식뷔페는 보다 양질의 재료로 신선하고 정직한 음식을 대접한다는 콘셉트를 선보였다. 더불어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메뉴를 다양하게 바꾸는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자연별곡은 임금의 수랏상과 같이 정성들인 음식을 제공한다는 마케팅을 펼쳤고, 계절밥상은 국내에서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매장 입구에 ‘계절장터’를 마련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가격은 주말을 기준으로 2만원 초반대로, 일반 뷔페보다 저렴하여 한식을 즐기는 소비자층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한식뷔페 시장이 잠시 주춤한 것은 2017년즈음부터였다. 매장수로 보자면 계절밥상은 2017년 말 54개에서 2018년 말 기준 29개로 급감했고, 자연별곡과 올반 역시 각각 46개에서 43개, 15개에서 12개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패밀리 레스토랑의 대안으로 주목받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던 한식뷔페가 정체기를 맞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각 기업은 새로운 타겟팅과 세분화 전략으로 다시금 도약하고 있다. 기존의 고급스러움을 강화해 매장을 프리미엄화 하고, 외식에 있어 ‘맛과 분위기를 중시하는’ 고객층을 겨냥한 것이다. 한식뷔페에서 한발 더 나아간 틈새 공략이다.

이에 따라 계절밥상은 여의도 IFC 점을 즉석 조리 메뉴를 강화한 ‘라이브 스튜디오 8’으로 개편했다. 이 매장은 가격이 다른 매장보다 1천원 비싸지만, 개편 후 매출은 지난 해에 비해 30% 이상 증가했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올반 매장 내부 / 신세계푸드 공식 홈페이지

신세계푸드가 기존의 올반 매장을 ‘올반 프리미엄’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올반 프리미엄 역시 시그니처 메뉴를 즉석에서 조리하는 ‘더 라이브’ 코너, 팔도의 진귀한 한식을 맛볼 수 있는 ‘한옥’ 코너 등을 새로이 갖추었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프리미엄 매장은 일반 매장보다 가격이 1만원 이상 높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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