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마케팅을 넘어 고객 참여형 마케팅으로

캐치패션에서 진행한 패션 성향 테스트 캡쳐 / 캐치패션 공식홈페이지

“내가 명품이 된다면? 난 화려함 뿜뿜 스타일리쉬형 인간 구찌야”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심리테스트를 이용한 마케팅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내가 누구인지를 알고자 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더불어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집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MBTI 성격 유형 테스트가 유행처럼 번짐에 따라, 각 기업은 이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사람들의 이목을 이끌고자 한다.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는 마이어스(Myers)와 브릭스(Briggs)가 스위스의 정신분석학자인 카를 융(Carl Jung)의 심리 유형론을 토대로 고안한 자기 보고식 성격 유형 검사 도구로, 젊은 층에서는 결과에 따라 손쉽게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에 대한, 마케팅 사례로 명품 온라인 쇼핑 플랫폼 캐치패션의 명품 유형별 심리 테스트가 있다. 심리테스트는 총 12문항으로, “당신의 옷장에 어떤 옷들이 더 많은가요?”, “모임에서 당신의 성형은 어떤가요?” 와 같은 답변이 끝난 후 자신이 어떤 명품과 어울리며 찰떡궁합인 이성 스타일까지 결과로 알려준다. 지난 22일 해당 심리테스트가 공개된 후 SNS상에서 “인간 마르니 찾아요”, “인간 끌로에 입니다.”와 같은 반응들이 올라왔다.

마켓컬리에서 진행된 심리테스트로 알아보는 나의 행복유형 캡쳐 / 마켓컬리 공식홈페이지

또한, 지난달 15일에서 28일, 온라인 푸드 마켓인 마켓컬리는 “심리테스트로 알아보는 나의 행복 유형, 내가 음식이라면?”을 주제로 심리테스트를 진행했다. 해당 심리테스트는 총 5문항으로, “요리를 마치고 식탁에 앉은 당신. 행복한 식사를 하며 함께 듣고 싶은 음악을 골라보세요.”와 같은 질문에 답변할 경우 개인의 성향을 음식으로 비유해 자신과 잘 맞는 친구, 안 맞는 친구의 유형을 결과로 알려준다.

이러한 마케팅의 효과는 사람들에 의한 자발적인 마케팅을 유도하여 다수의 사람에게 쉽게 노출된다는 것이다. 심리테스트를 마친 사람들은 결과를 인스타그램, 트위터 속 자신의 계정에 해당 링크와 함께 게시하고 자신과 맞는 사람들을 찾기 위해 자연스레 다른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한다. 이러한 과정이 SNS상에 반복됨에 따라, 해당 브랜드를 이용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도 긍정적인 인상을 준다. 

테스트에 참여했던 김모 씨(22)는 “인스타그램으로 친구가 올린 게시물을 보고 호기심에 테스트했다. 처음에는 마켓컬리인 줄 몰랐는데, 결과를 보고 밑에 쿠폰이 있어 그때 알게 되었다.”며 “테스트를 하고 난 뒤 처음으로 마켓컬리를 이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자연스러운 PPL 광고보다 이런 광고가 재미있고 거부감이 덜 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마케팅은 테스트 이용자가 실제 구매까지 이어지기는 어렵다. 한 네티즌은 “평소 심리테스트를 좋아해 심리테스트를 이용하는 기업들을 보면 시대 흐름을 읽을 줄 안다고 생각한다. 근데 딱히 구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네티즌은 "가볍게 살 수 있는 거라면 괜찮지만 비싼 거라면 오히려 심리테스트로 홍보하면 별로다.”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마켓컬리는 테스트 참여 후 해당 음식과 관련한 상품 구매 시 10% 할인 쿠폰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테스트가 단순 오락성이 강하며, 참여율보다 구매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게 크다는 점은 분명하다. 따라서 이러한 한계들을 보완하는 새로운 참여형 마케팅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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