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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전' 같았던 '세계최초 5G'…500만 시대 활짝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세계 최초로 5G 이동통신을 상용화한 지 1년이 됐다. 1년만에 인구대비 90% 수준의 전국망을 갖췄고 세계 통신업계는 한국의 사례에 주목하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5G 기반 4차산업혁명도 급물살을 타는 추세다. 다만 수조원대 망투자에도 불구하고 이용자들은 여전히 서비스 품질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으며 이통사들도 뚜렷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5G 시계를 반대로 돌리고 있다. 5G 상용화 1년, 그 절반의 성공을 짚어봤다.

지난해 4월2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 스퀘어에서 외국 미디어들이 KT 5G 서비스 중 하나인 리얼360을 취재하고 있다. 2019.4.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2019년 4월3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회의실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회의실에는 통신정책국장과 실무진 외에 이동통신3사 임원, 삼성전자 임원까지 배석해 있었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유는 미국 1위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이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의 '증거'가 될 1호 가입자 개통을 당초 계획인 4월11일보다 앞당겨 4월4일에 열 것이라는 '비밀스러운 첩보'를 입수했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와 업계는 버라이즌보다 2시간 정도 앞선 4월3일 밤 11시, 1호 가입자를 개통시키기로 전격 합의했다. 그리고 이날 밤 11시, 전 피겨스케이트 국가대표 김연아 선수와 유명 크리에이터, KT 독도 담당 직원 아내 등이 역사적인 세계 첫 5G 1호 가입자가 됐다.

◇세계최초 5G 1년, '퍼스트무버' 통했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5G 상용화를 이룬 지 1년이 됐다. 불과 1년만에 5G 가입자는 500만명을 넘어섰고, 전국 85개 시도에 5G 망 기지국 구축을 완료하는 등 '실외'지역 서비스제공범위(커버리지)에서는 전국망을 완성했다. 아직 실내, 지하 커버리지 등이 완전치 않고 '초고주파'라는 특성상 품질 이슈도 제기되지만, 세계 어느 나라도 1년만에 전국망을 갖추는 위업을 달성하지는 못했다.

한국의 이같은 '퍼스트 무버'(선도자) 전략은 세계 시장의 이목을 한눈에 사로잡았고, 5G 관련 망구축 컨설팅, 장비 수출, 단말기 시장 우위 점유 등 적지 않은 나비효과를 낳고 있다.

디지털 산업은 '승자독식' 현상이 강하기 때문에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세계 최초 5G'라는 타이틀을 지켜낸 것이 이같은 결과를 낸 것이다.

실제 1년 전 세계최초 5G 상용화를 일궜던 배경에는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숨막히는 경쟁이 있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삼성전자의 세계 최초 5G 단말기 '갤럭시S10 5G'를 4월1일을 기해 전격 공개했다. 그리고 이를 전후해 제각기 기자간담회를 열어 각 사의 5G 요금제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알렸다. 이통3사는 4월5일 1호 가입자 개통을 시작으로 세계 최초 5G의 포문을 열겠다는 계획도 함께 내놨다.

국내 언론사는 물론 세계 각국의 외신기자들도 경쟁적으로 몰려들어 한국의 세계 최초 5G 상용화 계획을 앞다퉈 타전했다.

피겨스타 김연아와 프로게이머 페이크 이상혁이 3일 오전 서울 을지로 SKT타워에서 열린 '5GX 서비스 론칭쇼'에 명예홍보대사로 참석해 박정호 사장으로부터 전달받은 갤럭시S10 5G단말기를 들고 있다. 2019.4.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외신기자까지 동원해 '세계최초' 빼앗으려 했던 美 이통사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보도를 접한 미국의 1위 이통사 버라이즌와이어리스가 당초 4월11일로 예정됐던 5G 상용화 일정을 1주일가량 앞당겨 4월4일에 열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어온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한국은 5G 주파수 할당, 시범테스트, 5G 전파발사, 단말기 개발, 망구축 등을 모두 세계 최초로 해 놓고도 정작 '최초 타이틀'은 미국 버라이즌에 빼앗길 처지가 됐다.

한 이통사 임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한국이 4월5일에 1호 가입자를 받는다는 소식을 외신기자가 직접 미국 정부로 알렸다는 얘기가 있었다. 실제로 그럴 가능성도 농후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해당 이통사는 미국 유력매체 기자들이 5G 상용화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며 지속적으로 취재 요청을 해 충실히 취재에 응해줬는데, 결과적으로 그 내용이 보도보다 먼저 미국 정부와 버라이즌으로 흘러들어가 버라이즌의 상용화 일정을 앞당기는 행태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버라이즌이 4월4일에 1호 가입자를 받기로 했다는 소식은 우리 정부에게도 입수됐다. 결국 정부와 이통3사, 삼성전자는 긴급회의를 열고 4월3일 밤11시에 1호 가입자를 받으며 '세계 최초 타이틀'을 수성한 것이다.

◇기술적으로 '현저한 차이'…5G 상용화 이후 '통신주류'로 

버라이즌이 당시 우리보다 급하게 5G 1호 개통을 하려던 흔적은 여기저기서 드러난다.

당시 버라이즌은 5G 단말기가 없었다. 버라이즌이 내 놓은 5G 단말기는 기존 LTE 단말기에 부착형 모듈(동글)을 끼워 5G 단말기로 변형시킨 모토로라의 '모토Z'였다. 또 '상용화'라는 말과는 어울리지 않게 5G 요금제를 내놓지 못하고 무료 시범서비스로 시작했으며 서비스 제공 지역 역시 미네소타 등 일부 지역에 한정됐다.

반면 우리나라가 해 낸 5G 상용화는 국제통신표준화기구 3GPP의 5G NR 호환규격(NSA) 표준을 따른 것으로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인정하는 세계 최초의 5G 상용서비스이기에 의미가 크다.

이통사 임원은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상용화했다는 것은 국가의 홍보효과뿐 아니라 국제표준과 산업기술을 주도할 수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제였다"면서 "5G는 앞으로 10년간 47조원의 경제효과를 낳는 '황금알'이므로 정부나 이통사, 관련 산업계 모두 사활을 걸고 노력을 경주했으며 성공에 이르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상용화 이후인 4월8일 '코리안5G테크콘서트'를 열고 "5G는 4차산업혁명으로 가기 위한 디지털 고속도로"라며 5G 상용화를 직접 축하하기도 했다.

이태희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정부와 이통3사, 단말기 제조사까지 2인3각으로 잘 뛰어준 결과 세계최초 5G 상용화를 이뤄낼 수 있었고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면서 "정부는 상용화 1년을 맞아 앞으로 실내 커버리지 확대 등으로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보다 다양한 5G 서비스 상품이 출시될 수 있도록 규제 혁신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 홍보모델들이 서울에 위치한 한 빌딩 위에서 5G 기지국을 점검하며 5G 상용화 1주년을 기념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2020.3.29/뉴스1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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