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신작 사라진 극장가, 히트작 재개봉으로 ‘추억 마케팅’

CGV 누군가의 인생영화 기획전, 메가박스 명작 리플레이 / CGV&메가박스 공식 홈페이지

코로나 19의 여파로 영화관을 찾는 관객 수가 연일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3월 13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12일 영화관을 찾은 관객 수는 4만명 대로 떨어졌다. 2004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저치를 경신한 것이다.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 ‘인비저블맨’은 일 관객 수가 1만 명도 되지 않았다. 코로나 19 집단감염이 계속되며 진행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과, 폐쇄된 공간을 꺼리는 시민들이 늘어남에 따른 결과다.

영화관을 찾는 관객 수가 적어지며 영화계의 신작 개봉 연기 발표가 줄을 이었다. 2월 개봉 예정이었던 ‘사냥의 시간’과 ‘기생충: 흑백판’, 그리고 3월 개봉 예정이었던 ‘결백’, ‘콜’, ‘침입자’, ‘온워드’, ‘뮬란’ 등을 포함해 50여 편 이상의 신작들이 무기한 개봉 연기를 확정지었다. 영화관을 찾는 관객 수가 줄어드는 와중, 신작들이 줄줄이 개봉 연기를 확정하며 극장가는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극장가가 관객 수 저하와 신작 개봉 연기라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히트작 재개봉’이다. 히트작 재개봉은 코로나 19 이전, 이미 극장가에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었다. 특히 CGV는 유명 배우나 감독의 이름을 딴 상영관에서 관련 영화를 재개봉하여 상영하며 추억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히트작 재개봉은 작품을 보지 않은 이들에게는 해당 작품을 스크린으로 접할 기회를 주고, 이미 작품을 본 관객들에게는 추억을 되새길 기회를 제공해주는 ‘추억 마케팅’으로 활용된다.

롯데시네마 힐링무비 상영전, EYE TRIP 상영전 / 롯데시네마 공식 홈페이지

CGV는 ‘누군가의 인생영화 기획전’을 통해 히트작 재개봉을 진행 중이다. 매주 관객들의 투표를 통해 인생영화를 선정하여 상영하는 형식이다. 현재 4주차에 접어들었으며, 3주차 인생영화로는 ‘쉰들러 리스트’, ‘그린북’, ‘테이큰’, ‘존윅’,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이 선정되어 상영되었다. CGV 인생영화 기획전에 선정된 작품들은 일반 2D 영화는 5000원, IMAX와 4DX 영화는 10000원에 관람할 수 있다.

롯데시네마도 ‘힐링무비 상영전’을 통해 히트작 재개봉을 진행 중이다. 지친 마음을 위로해 줄 긍정 무비 5편과,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음악 영화 5편을 선정하여 재개봉했다. 10편의 힐링무비 상영작들은 모두 5000원에 관람할 수 있다. 또한, 18일 힐링무비 상영전이 끝난 이후에는 ‘EYE-TRIP 상영전’이 진행된다. 영화로 떠나는 두근두근 세계여행이라는 테마로 진행되며, 힐링무비 상영전과 마찬가지로 총 5편의 영화를 선정하여 재개봉할 예정이다.

메가박스 또한 ‘다시 보고 싶은 명작 영화를 만나다’라는 테마로 진행되는, ‘명작[名作] REPLAY’라는 특별 기획전을 통해 히트작을 재개봉했다. ‘나이브스 아웃’, ‘문라이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겟 아웃’,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등 총 14편의 작품들이 다시 보고 싶은 명작 영화로 선정되어 재개봉되었다. 선정된 작품들은 기획전 기간 동안 성인, 청소년, 우대 관계없이 일괄 5000원의 관람료가 적용된다.

이러한 재개봉 열풍은 코로나 19가 잠잠해질 때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히트작 재개봉은 신작들이 줄줄이 개봉 연기를 결정하며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자, 관객들을 다시 극장으로 부르기 위한 멀티플렉스 3사의 추억 마케팅이다. 또한, 재개봉작은 별도의 판권비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 영화를 관람할 때의 반값의 관람료로 영화를 즐길 수 있다. 그렇기에 극장도 관객도 서로 윈윈이 되는 기획이다. 극장가의 히트작 재개봉이 코로나 19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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