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를 사고파는 펀슈머, 펀마케팅을 펼치는 편의점 업계

GS25 삼겹살젤리 / GS25 공식 인스타그램

삼겹살 젤리, 과일박스 젤리, 라떼는 말이야. 모두 펀슈머를 타겟으로 한 편의점 업계의 제품들이다. 최근 펀슈머를 타겟으로 하는 펀마케팅이 증가하고 있다. 펀슈머는 펀(Fun, 재미)과 컨슈머(Consumer, 손님)의 합성어로, 소비과정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뜻하는 말이다. 개인의 취향이 다양해지고, 소비과정에서 재미와 즐거움을 원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며 펀슈머가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펀슈머의 영향력이 커지며, 다양한 업계에서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재미’와 ‘즐거움’을 어필하는 펀마케팅이 증가하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펀마케팅에 대해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식품시장에서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서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넘어 제품에 재미를 더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제는 소비자가 재미를 소비하고 공유하는 시대”라고 언급했다. 편의점 업계의 양대산맥이라 불리는 GS25와 CU는 이러한 시대 흐름을 놓치지 않고, 재미와 즐거움을 앞세운 제품 패키지를 통한 펀마케팅에 뛰어들었다.

GS25는 3월 3일 삼겹살데이를 맞이해 ‘삼겹살 젤리(3300원)’를 출시했다. GS25의 삼겹살 젤리는 실제 삼겹살 모양과 흡사한 형태로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끌고, 슈퍼와 마트에서 삼겹살을 구매한 듯 착각하게 하는 패키지로 재미를 더했다. 신기한 젤리 모양과 재미있는 패키지는 소비과정에서 즐거움과 재미를 추구하는 펀슈머들을 사로잡았다. 삼겹살 젤리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완전 인싸템이다” “삼겹살데이에 딱이다” “진짜 리얼하다” “불판에 구우면 안되는 삼겹살이다” 등 신박하고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CU 과일박스젤리 / CU 공식 인스타그램

경쟁사 CU 또한 ‘과일박스 젤리(1500원)’와 초콜렛 과자 ‘라떼는 말이야(1500원)’를 출시하며 펀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과일박스 젤리는 대만에서 인기를 끈 제품으로, 오렌지와 사과 두 가지 맛으로 출시되었다. 평범한 과일 젤리이지만 패키지 상단에 택배 운송장 번호가 적힌 송장과 노끈을 부착해 실제 박스 포장같은 느낌을 살렸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실제 과일박스를 풀어보는 듯한 재미를 전달했다. 라떼는 말이야 또한 평범한 초콜렛 과자지만, 신조어 ‘라떼는 말이야’를 활용한 재치있는 일러스트가 담긴 포장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가 언급했듯이 현대사회의 소비패턴은 변화했다. 소비자들이 구매 과정에서 효율성, 실용성, 기능성, 필요성, 가격과 같은 조건들을 고려하지만, 더이상 이것들만이 제품 구매 기준이 되는 시대가 아니다. 제품이 나에게 얼마나 즐거움과 재미를 주는가 또한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고려 요인이 되었다. 이러한 소비 트렌드에 따라 펀마케팅은 즐거움과 재미를 제공하고,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매출 상승에 기여한다.

펀마케팅은 매출 상승 외에도,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의 자발적 홍보를 유도한다는 장점이 있다. 펀슈머들은 제품을 소비하며 겪은 즐거움과 재미를 공유하려는 경향이 있다. 재미있는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자신의 경험을 개인 SNS에 업로드하여 공유한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의 자발적 홍보 참여가 이루어지고, 일반 소비자들을 자연스럽게 펀슈머로 유도하는 사후 마케팅으로 이어진다. SNS 사용자 수가 증가하고, SNS 플랫폼이 발달하며 펀마케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향후 편의점 업계의 펀마케팅이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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