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아온 휠라 전성시대...유행은 돌고 돈다

1980년대 초반 고급 스포츠화로 미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휠라(FILA)는 1991년 한국에 들어왔다. 빅 로고를 내세운 휠라의 신발, 가방 및 의류는 당시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템’으로 등극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나이키, 아디다스 등의 브랜드에 밀려 중장년층 저가 브랜드로 전락했다. 계속된 이미지 노후화로 2014년 이후 마이너스 성장을 계속해왔고, 2016년에는 영업손실이 400억원에 달했다.

휠라 '2020 백투스쿨(BTS)’ 테마 방탄소년단 화보 / 휠라코리아 공식 트위터

이에 휠라는 과감한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했다. 10대와 20대를 겨냥하여 브랜드 정체성을 ‘젊음’에 맞추었으며, 트렌디한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대를 내세웠다. 더불어 휠라는 100년 브랜드 고유의 헤리티지를 강화하기 위해 심플하면서도 브랜드 로고가 돋보이는 디자인을 강조했다. 2016년 출시되어 현재까지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코트 디럭스’ 스니커즈가 대표적인 예이다. 하얀색 테니스화에 ‘교복에 신는 운동화’라는 콘셉트를 더한 ‘코트 디럭스’는 심플한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으로 지갑이 얇은 청소년들에게 다가갔다. 나아가 휠라는 학교와 스트리트 패션을 한데 어우른다는 의미의 ‘스스밸(School & Street Balance)’ 테마와 신학기 맞이 ‘백투스쿨(Back To School)’ 테마로 10대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뉴트로 열풍 또한 성공적인 재기의 발판이 되었다. 휠라는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옛 디자인을 재해석한 제품들을 출시했다. 한편, 복고 감성을 살리면서도 TV프로그램 ‘보니하니’의 이수민과 신동우, 배우 김유정,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 등을 모델로 기용하여 젊은 이미지를 강조했다. 이를 통해 휠라는 중장년층이 된 부모에게는 추억으로, 청소년 자녀들에게는 신선함으로 다가갔다.

휠라 X 펩시 협업 컬렉션 / 휠라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전략도 휠라의 재도약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휠라는 펩시, 빙그레, 츄파춥스 등 식품 업계부터 메이크업 브랜드 ‘베네피트’, 인기 게임 ‘배틀그라운드’까지 넘나들며 제품 라인을 넓혀갔다.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친숙한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느낌을 준 것이다. 뿐만 아니라 명품 브랜드 ‘펜디(FENDI)’와의 협업으로 2030세대에게, 유명 만화 ‘포켓몬’, ‘건담’과의 협업으로 키덜트족에게 어필하는 등 타깃을 점차 넓혀가며 전연령을 아우르는 대중 브랜드로 나아가고 있다.

'국민 브랜드'를 넘어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가 된 휠라가 향후 어떤 도전과 혁신을 선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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