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 2020.1.21 화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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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서 못 파는''샤인머스켓·킹스베리'…"넌 어느 별에서 왔니?"

 


서울에 거주하는 1인 가구, 김다혜씨(가명·29)는 요즘 '샤인머스켓'과 '킹스베리'에 푹 빠졌다. 생수는 인터넷 쇼핑몰을 뒤져 최저가 제품을 주로 산다. 하지만 포도만큼은 한 송이에 2만원이 넘는 가격이지만 기꺼이 지갑을 연다. "하나를 먹더라도 맛있는 걸 먹어야죠"

#2. 주부 임모씨(45)는 요즘 사흘에 한번꼴로 샤인머스켓을 구매한다.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이 앉은 자리에서 샤인머스켓 한송이를 다 먹기 때문이다. 임씨는 "성장기 아이들에게 과일이 몸에 좋다고 하는데 다른 과일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며 "가격이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어쩔 수 없이 샤인머스켓을 살 수밖에 없다. 장바구니 부담이 더 늘었다"고 토로했다.

프리미엄 과일 열풍이 심상치 않다. 수십년간 '국민 과일' 타이틀을 지켜왔던 사과와 배의 위치가 흔들릴 지경이다. 값은 비싸지만 맛만큼은 확실한 프리미엄 딸기와 포도가 국민 과일 반열에 오르고 있다. 특히 국산 프리미엄 딸기와 포도는 해외에서도 사랑받고 있다.

 

 

 

 


◇이마트 과일 1등, 10월 포도 12월 딸기

7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딸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5% 늘어난 105억원을 기록했다. 딸기는 이마트에서 5번째로 매출이 많은 품목에 이름을 올렸다. 매출 1~4위는 라면, 맥주, 우유, 돼지고기 등 필수 식자재로 꼽히는 품목이었다. 과일 중에서는 딸기가 단연 매출 1위였다.

이마트의 딸기 매출을 견인한 것은 신품종 딸기였다. 12월 이마트 딸기 매출에서 '킹스베리'와 IoT(사물인터넷) 기술로 재배한 '스마트팜 딸기' 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14.5%에서 2018년 22.7%, 2019년 24.1%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10월에는 샤인머스켓의 인기에 힘입어 포도가 이마트 과일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이마트의 지난해 1월1일~10월24일 포도 매출은 전년비 25% 이상 증가했다. 이 밖에 지난해 이마트가 내놓은 '신비복숭아' '엔비사과' 등의 프리미엄 과일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마트는 자신의 만족을 우선시하는 '가심비'(價心比) 트렌드에 따라 프리미엄 과일 인기가 지속할 것으로 봤다.

1인 가구가 자주 찾는 편의점 이마트24에서는 지난해 11월26일~12월25일 과일 카테고리 3위를 샤인머스켓이, 4위를 딸기가 차지했다. 1위는 편의점 인기 간식으로 자리 잡은 바나나, 2위는 제철을 맞은 감귤이었다. 설향딸기와 킹스베리가 크게 인기를 끌었다는 설명이다.

프리미엄 과일의 인기는 해외에서도 거세다. 딸기와 포도가 수출 효자 품목으로 등극할 정도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딸기 수출액은 약 639억원(잠정 집계)으로 김치(약 1231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늘었다. 외국인이 즐겨찾는 명동 곳곳에서도 딸기를 파는 좌판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샤인머스켓도 2017년 처음 중국에 수출하기 시작해 현지에서 고급 과일로 자리매김했다. 그 덕분에 2018년 대(對)중 포도 수출액은 169만달러(약 20억원)로 전년비 537% 급증했다. 지난해 포도 전체 수출액은 전년비 64.3% 늘어난 2350만달러(약 275억원)를 기록했다.

◇킹스베리 국산 신품종…샤인머스켓 일본 품종이지만 로열티 안낸다

이처럼 신품종이 인기를 끌면서 원산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외국 품종일 경우 국내에서 재배하더라도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해야 해 정작 농가 소득에는 도움이 되지 않아서다. 다행히도 최근 인기를 끄는 킹스베리와 샤인머스켓은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2005년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딸기 농가는 주로 일본 품종을 재배했다. 국산 품종 보급률은 9%에 불과했다. 하지만 설향 등의 개발로 2018년 기준 국산 품종 보급률은 96%로 껑충 뛰어올랐다. 외국산 품종일 것 같은 킹스베리도 일본 딸기인 아키히메를 대체하기 위해 논산딸기시험장이 2016년 개발한 국산 딸기다.

논산딸기시험장 관계자는 "딸기는 설향 대신 주로 단단한 매향과 금실, 생김새가 특이한 킹스베리를 수출한다"며 "홍콩, 싱가포르 등 동남아 시장에서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해프닝도 있었다. 일본 여자 컬링대표팀 선수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기자회견에서 "한국 딸기가 맛있다"고 말해 국내외에서 화제가 됐다. 한국인들은 국산 딸기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됐지만 반대로 일본인들은 발언한 선수에 대해 서운함을 나타냈다.

당시 사이토 겐 일본 농림수산상은 "일본 대표팀 선수들이 먹은 (한국산)딸기는 일본에서 유출된 품종을 교배해 만들었다"고 공개적으로 딴죽을 걸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달콤한 '설향'을 비롯해 달걀보다 커다란 크기와 은은한 복숭아 향으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킹스베리'까지 모두 최근 국내에서 개발된 신품종 딸기다.

샤인머스켓 포도는 일본에서 개발된 품종이지만 다행히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아끼즈과수연구소에서 1988년 개발했지만 해외에서 신품종보호권을 인정받으려면 자국에 품종을 등록한 지 6년 이내에 해외에 등록해야 한다. 하지만 일본은 이 시기를 놓쳐버렸다.

기존 한국 농가는 거봉이나 캠벨을 많이 키웠지만 씨가 없고 당도가 높은 해외 포도가 인기를 끌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정부와 농가에서는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포도 취향에 샤인머스켓이 적합할 것으로 보고 샤인머스켓을 보급하기 시작했다.

한국은 2006년 샤인머스켓 식재를 시작해 2012년 이후 로열티 없이 재배 및 수출할 수 있는 정식 권리를 획득했다. 샤인머스켓은 거봉이나 캠벨에 비해 수출 가격이 3배 이상 높아 농가 소득 증가 기여도가 매우 높은 품목으로 부상 중이다.

'샤인머스켓 열풍'으로 국내 포도 농가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지만 위험 요인도 있다. 지난해까지는 샤인머스켓 수출국이 한국과 일본뿐이었지만 올해부터는 중국이 샤인머스켓 수출을 시작했고 농업강국인 호주도 조만간 샤인머스켓 수출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경상북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중국과 호주의 샤인머스켓 수출에 대응하려면 일본처럼 '고품질'로 가야 한다"며 "또한 샤인머스켓 대체 신품종 포도를 육성 중인데 올해 초 해당 품종을 종자원에 등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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