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문제 알리기 위한 공고문 형식의 광고 제작

대구가톨릭대 캠퍼스에 게시된 구인공고와 QR코드를 찍으면 나오는 화면 / 대구가톨릭대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대구가톨릭대 캠퍼스에 게시된 한 채용공고문이 눈길을 끌고 있다. 공고문에는 나이, 학력, 경력과 무관하게 신입사원을 모집하며 월 급여는 300만원 이상, 가족 같은 분위기의 회사라고 쓰여 있다. 자세한 내용은 공고문 하단의 QR코드를 찍어 확인하도록 안내했다.
 
사실 이 공고는 반전 메시지가 담긴 가짜 채용 공고이다. QR코드를 통해 접속한 홈페이지에는 ‘1930년 그들도 속았습니다. 조선인 여성이 일본군위안부로 동원된 방식은 취업 사기로 인한 유괴, 인신매매 등 명백한 강제징용입니다.’ 라는 문구와 위안부 소녀상, 위안부 할머니의 모습이 담겨있다. 이 공고문은 1944년 매일신보에 실린 실제 구인광고의 내용을 바탕으로 했다. 당시 매일신보 광고에는 18세 이상 30세 미만의 신체건강한 자를 구한다는 내용이 실렸었다.

대구가톨릭대 광고홍보학과에 재학 중인 엄규성(24)씨가 이 ‘반전’ 공고문을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엄 모씨는 "최근 유니클로 광고 등을 보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역사 왜곡이 심각하다고 느껴 이 같은 일을 기획했다." 라고 밝혔다. QR코드를 이용해 직접 참여하는 방식을 이용한 것에 대해서는 “채용 공고를 보고 QR코드를 접속하는 과정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느끼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라고 설명했다.

가짜 모집공고에 속은 당시 상황을 표현한 기발한 공고문에 네티즌은 “소름이 끼쳤다.”, “아이디어가 좋다.” 등 칭찬과 함께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대구가톨릭대는 광고 취지에 공감하여 다음 달까지 교내 7~8곳에 게시를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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