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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도 감동한 '고요한 택시'…청각장애인 기사 '편견' 깨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택시타서 피곤한데 훈계며 욕이며 하시는 일반택시보다 훨씬 좋다는 느낌."
"걱정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던데, 운전 엄청 잘하십니다. 그런 걱정 넣어두세요."

청각 장애인이 운행하는 고요한 택시를 타본 탑승객들이 SNS상에 남긴 후기다. 고요한 택시에 감동해 이를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자발적으로 홍보에까지 나서는 글들이 상당수다.

지난달 18일 서울 역삼동 '소셜벤처허브'에서 만난 고요한 택시의 창업자 송민표(26) 코액터스 대표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 송 대표는 "자기 사업에 감동하기 쉽지 않은데, 자주 그러고 있다"며 자뻑(자신이 잘났다고 믿는 것)에 가까운 소감을 털어놨다.

고요한 택시에 감동을 한 사람은 또 있다. 지난 7월에 열린 사회적경제 박람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실제 서비스를 체험하며 "청각 장애인들의 새로운 사회적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고요한택시 서비스를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대전시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 전시관을 방문, 청각장애인 택시기사가 운전하는 '고요한 택시'에 탑승해 서비스 체험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7.5/뉴스1

 


◇대학 동아리서 시작, 대통령도 칭찬한 모범 사례…"우린 영리기업"

고요한 택시는 청각 장애인이 운전하는 택시 차량으로 앞·뒷자리에 설치된 모니터(앱)를 통해 승객과 운전자가 소통하는 서비스다. 승객이 고요한 택시에 설치된 모니터에 행선지를 직접 말을 하거나 입력하면 청각장애인 운전자의 모니터로 목적지가 전달돼 원하는 곳까지 도착할 수 있다.

흔히 청각 장애인의 운전을 위험하게 생각하지만 도로교통법시행령 제45조에 따르면 55데시벨(㏈)의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운전면허 취득이 가능하다. 일반인보다 시각이 더 발달한 청각 장애인의 교통사고 발생률은 1.2% 수준에 불과하다.

 

 

 

 

 

 

 

고요한 택시에 탑승한 승객은 뒷자리에 설치된 모니터(앱)로 앞자리 기사와 소통을 한다. © 뉴스1


해외에서는 이미 청각 장애인들이 택시는 물론 우버 등 차량공유 서비스 기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이 승객과 필기로 소통하는 걸 보며 송 대표는 전공인 컴퓨터공학을 살릴 수 있는 기술 개발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송 대표는 "청각 장애인이 택시 운전을 할 수 있단 건 저에게는 당연한 일이었는데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당연한 일을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사업을 구체화하기 시작한다.

고요한 택시를 만든 코액터스는 기업 활동으로 사회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해결책을 찾으려는 대학생 연합동아리 인액터스의 동국대 지부 학생들이 주축이 돼 설립된 회사다. 대학생들이 시작했지만 1년 만에 법인까지 설립하며, 대통령도 칭찬하는 사회적 경제의 대표 사례가 됐다.

그러나 코액터스는 정부가 인증한 사회적 기업도 아니고 등록할 계획도 없다.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되면 연간 최대 1억원의 사업 개발비와 인건비·보험료 일부 등이 지원된다. 송 대표는 "사회적 기업을 하겠다는 목표는 처음부터 없었다"라며 "돈을 벌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고, 영리기업으로서 자생하는 게 목표"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고요한 택시의 기사 신연옥씨 . 사진=김민우PD© 뉴스1

 


◇사회적 가치서 '시장성' 발견…법인택시 인력난+장애인 일자리+소비자 니즈

송 대표는 장애인 일자리라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 사업을 시작한 게 아니다. 사회적 가치에서 '시장성'을 본 것이다. 창업 당시 법인택시 사업주들은 택시 기사 인력난에 허덕였고, 청각 장애인들은 안정적인 일자리에 대한 요구가 높은 상황이었다. 송 대표는 "양측의 니즈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사업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봤다"고 말한다.

고요한 택시의 기사로 서울을 누비고 있는 신연옥(58)씨는 "대부분의 청각 장애인들이 3D업종에 종사하며 고달픈 삶을 산다"며 "택시기사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급여도 늘어나고, 만족도도 커져서 주위의 부러움이 크다"고 강조한다.

고요한 택시의 기사 수는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13명에 불과했지만 현재 18명으로 늘었고, 현재 8명이 추가로 직업 훈련을 받고 있다. 서울에서 기사를 찾지 못해 경주에 내려가 2018년 6월 첫 운행을 시작했지만 이제 경주 외에도 서울, 남양주, 대구 법인택시의 동참도 이어지고 있다.

 

 

 

 

 

 

 

고요한 택시를 탄 승객이 뒷자리 모니터를 통해 기사에게 전한 감사 인사. 출처=인스타그램(독자 제공) © 뉴스1


승객들의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기사가 말을 거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승객들에게 고요한 택시는 상당한 소비자 편익을 제공한다. 실제로 '조용하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 재탑승을 원하는 후기가 흔하게 발견된다.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 차원에서도 살아있는 교과서로서 가치가 있다. 한 초등학생은 "장애인들은 몸이 불편한 것뿐이지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고요한 택시를 만든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는 일기를 남기기도 했다. 해당 초등학생의 어머니의 SNS로 공개된 이 내용으로 송 대표를 비롯한 직원들은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고요한 택시에 탑승한 한 어린이가 일기에 남긴 후기. 출처=인스타그램(독자제공)© 뉴스1


송 대표의 기업 철학은 "사회적 가치가 블루오션"이라고 외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닮았다. 그래서인지 재계 3위 SK그룹의 지원을 받는 행운도 얻었다. SK텔레콤은 청각장애인 기사를 위한 T맵 택시 앱을 개발하고, 콜 수락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콜잡이’ 버튼을 제공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에너지는 법인 택시회사에 청각장애인 고용에 따른 인센티브를 지급하며 힘을 보탰다.

◇"사업을 하며 스스로 감동"…기술 다른 사업·해외로 확장, 사회적 가치도 확대

송 대표는 사업을 하면서 '사회와 공존'을 위해 더 많은 공부를 한다. 그는 "자기 사업에 스스로 감동받기 힘든데, 기사님들과 만나면 만날수록 같이 웃고 울며 감동을 받는 게 우리 사업에 매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요한 택시에 착한 이미지가 부각되다보니, 뭘 하더라도 착해야 한다는 게 부담 아닌 부담"이라며 웃어보였다.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게 되면, 기업의 영속성을 위해서라도 이를 더 공고하게 지켜나가야 한다.

코액터스가 노리는 시장은 택시나, 국내로 한정되지 않는다. 고요한 택시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기술을 다른 분야로 확장하고, 해외에도 판매하는 게 코액터스의 새로운 목표다. 우버와 그랩, 얀덱스(러시아) 등에서도 청각 장애인 택시기사가 활동하고 있는데 별다른 기술적 지원이 없다. 고요한 택시에 적용된 기술은 청각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의사소통을 돕는다. 기술을 조금만 변형해도 다른 분야로 활용이 가능하다.

사업이 성장할수록 자연스럽게 사회적 가치의 총량도 커진다. 송 대표는 "대부분의 기술 진화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우리 기술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방식이기 때문에 더 주목을 받는 것 같다"며 "지금도 준비 중인 다른 사업이 많은데 아직은 공개할 수 없다"며 웃어 보였다.

 

 

 

 

 

 

송민현 코액터스 대표. 사진=김민우PD© 뉴스1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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