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글로벌 트렌드, ‘푸드 리퍼브’

트렌드로 뜨고 있는 '못난이 농산물' / 리얼 푸드

외모가 못나거나 유통기한이 임박해 천대를 받던 식품들의 가치가 다시금 인정받고 있다. 최근 글로벌 식품 트렌드로 뜨고 있는 ‘푸드 리퍼브(Food Refurb)’는 상품으로서 가치를 상실해 쓰레기 취급을 받는 식품을 구매하거나 활용해 새로운 식품으로 재탄생 시키는 것을 뜻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UN FAO,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는 전 세계적으로 상품 가치가 낮다는 이유로 판매되지 않고 버려지는 음식 쓰레기의 양은 전 세계 음식물 소비량 1/3인 13억 톤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국내 연간 음식물 쓰레기가 500만 톤이며, 그중 70%가 유통 및 보관과정에서 발생한다고 조사한 바 있다.

‘푸드 리퍼브’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은 버려지는 음식 쓰레기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못생긴 외관, 혹은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을 버리는 것을 전 지구적 낭비이자 심각한 환경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맛, 영양 면에서 정상적인 식품들과 차이 없을뿐더러 저렴하다는 장점이 소비자 인식 변화와 맞물려 ‘못난이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을 것이라고 업계에서 분석하고 있다.

프랑스의 슈퍼마켓 체인 인터마르쉐의 못난이 농산물 캠페인 / 인터마르쉐

 

해외 대형 유통업체들도 수요에 따라 ‘못난이 농산물’을 홍보하고 판매하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슈퍼마켓 체인 인터마르쉐(Intermarche)는 지난 2014년 “못생긴 당근? 수프에 들어가면 상관없잖아”라는 도발적인 문구를 담은 포스터를 제작해 캠페인과 판촉 행사를 벌였다. 미국의 월마트(Walmart)와 크로거(Kroger’s)도 일반 채소보다 30~50% 저렴한 가격으로 못난이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을 판매하는 ‘리퍼브 식품점’도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영국의 사회적 단체가 운영하는 식당 ‘The Real Junk Food Project’은 버려질 위기의 식자재로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고, 가격은 음식을 먹은 소비자가 ‘가치를 느낀 만큼’ 지급하는 방식으로 책정했다. 현재 120개 이상 매장을 운영 중이며, 2013년에 오픈한 이후 지금까지 약 5천 톤의 음식 쓰레기를 줄이는 성과를 냈다.

못난이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 / 파머스페이스

‘푸드 리퍼브’ 열풍은 국내에서도 진행 중이다. 온라인 쇼핑몰 ‘떠리몰’, ‘임박몰’에서는 소비되지 못한 B급 식품들을 판매하고 있고, 국내 타 온라인 쇼핑몰들도 리퍼브 상품 판매 코너를 마련해 운영 중이다. ‘지구인컴퍼니’도 못생긴 농산물을 판매하는 것은 물론 이를 재료로 귤 스프레드, 자두 병조림 등의 다양한 가공식품을 개발해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푸드 리퍼브’ 트렌드는 향후 국내외에서 더욱 중요한 가치로 인정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리서치 전문기업에서 진행한 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리퍼브 상품에 대해 긍정적으로 대답한 비율이 78%에 달했다. 업계의 일각에서는 소비자 인식이 높아짐과 동시에 구매 의사도 점차 긍정적으로 나타나며, 가치 소비가 중요해진 만큼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푸드 리퍼브’는 더욱 주목받는 트렌드가 될 것이라며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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