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2019년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4월에는 2.5%, 7월에는 2.2%를 기록했다. 경제 불황이 계속되면서 대부분의 사업은 침체기를 겪고 있다. 그러나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 있다. 바로, 중고 거래 시장이다. 중고 거래를 이용하면 판매자는 필요치 않은 제품을 처분해 현금을 확보할 수 있고 구매자는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제품을 얻을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게 된다. 이 같은 경향에 힘입어 중고시장의 규모는 2018년에만 20조원에 달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대중화와 IT 기술 발달로 중고거래 플랫폼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데, “당근마켓”이 그 대표적인 예시다.

(당근마켓을 소개하는 포스터 / 당근마켓 공식홈페이지)

2015년에 출범한 당근마켓은 “당신의 근처에 있는 마켓”이라는 의미로, 이름 그대로 이용자 거주지 반경 6km 이내에서 중고거래를 진행하는 ‘동네 거래 플랫폼’이다. 닐슨코리아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중고거래 앱 이용자 337만명 중 당근마켓의 이용자수는 200만명에 달한다. 스타트업으로 유례없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당근마켓은 기존 중고거래 플랫폼들과 세 가지 차별화를 두어 중고거래 시장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첫 번째는 택배 사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당근마켓 이전에 가장 큰 규모의 플랫폼인 ‘중고나라’는 전국적으로 중고 거래가 이루어지는 장터라 직거래보다는 택배로 물품을 보내고 받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이로 인해 택배로 물품이 아닌 다른 것들을 보내는 경우 등이 생기며 중고 거래 사기의 문제를 야기했다. 반면 당근마켓은 거주지 반경 내에 사는 사람끼리 직거래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택배 수수료도 없고 사기 문제도 해결했다. 또한 사기를 방지하기 위해 동네 인증 시스템, 거래 매너 온도 평가, 사기 방지 자동화 시스템, 거래 후기를 도입했다. 거래 매너 온도 평가는 구매자가 판매자의 거래 친절 정도를 매기는 시스템으로 높을수록 신뢰할 수 있는 판매자임을 알려준다. 한편, 사기 방지 자동화 시스템은 게시물마다 ‘가짜 품목 여부’ 투표가 회원들 사이에 진행되어 일정 기준 이상 득표 시 해당 게시물은 자동 블라인드 처리되는 방식이다. 당근마켓은 이 모든 사기 방지 시스템으로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두 번째는 소비자의 매몰비용을 감축하는 방법이다. 중고나라에서 직거래를 원하는 경우에는 원하는 물품을 검색한 뒤 게시글 각각의 직거래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했다. 직거래 가능 여부가 표시되어 있지 않다면   판매 게시글에 댓글을 달거나 개인적으로 연락을 해야 하는 등 번거로운 과정이 있었다. 하지만 당근마켓은 판매 물품이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가 직거래 가능한 물품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이에 구매자는 별도로 판매자에게 직거래 가능 여부를 묻지 않아도 거래를 진행할 수 있어 훨씬 간단하다. 세 번째는 목적형에서 구경형 플랫폼으로 사용되도록 하는 방법이다. 보통 중고 거래 플랫폼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특정한 물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구매할 물품을 검색하고 적당한 물품을 고르는 과정으로 진행되어 소비자는 ‘구매’를 위해서만 플랫폼을 이용한다. 이와 반대로 당근마켓은 UI가 피드 형태로 되어 있어 거주지 주민들이 판매를 위해 올려놓은 모든 물품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중에서 특정 카테고리를 설정해두면 관심 물품이 올라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덕분에 소비자는 구매라는 목적이 없더라도 어떤 물건이 올라오는지 확인하기 위해 당근마켓을 이용하게 된다. 1인당 당근마켓의 월평균 이용시간이 268분이라는 자료가 이러한 소비 행동을 입증한다.

(당근마켓 UI의 모습 / 당근마켓 앱)

이처럼 당근마켓은 로컬 커뮤니티의 중심 플랫폼으로 자리잡아 “우리 동네 정보통”의 역할을 하고 있다. 더불어 당근마켓 지역광고라는 카테고리를 생성해 개인 혹은 업체가 원하는 지역에 광고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김재현 당근마켓 대표는 “중고거래를 넘어 동네 생활정보 종합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게 목표”라며 앞으로도 당근마켓을 통해 따뜻한 커뮤니티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향후 당근마켓이 어떤 방향으로 동네 커뮤니티를 형성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소비자평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